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백일 동안 빚는 궁중 술, 삼해주

사진: 한국관광공사 · 공공누리 제1유형 (출처표시)

3분 · 음료

백일 동안 빚는 궁중 술, 삼해주

마포구의 한 공방에서 수백 년 역사를 가진 이 서울 전통주를 시음하고 직접 증류까지 해볼 수 있어요.

삼해주는 음력으로 돼지날에 시작해 세 번에 걸쳐 빚는 약주로, 이름도 '세 번의 돼지날에 빚는 술'이라는 뜻에서 왔어요. 전체 과정이 백 일 가까이 걸려서 백일주라고도 불리고, 버들개지가 날릴 무렵 술이 완성된다고 해서 유서주라는 이름으로도 불려요.

이 술의 유래는 고려 왕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전해지고, 조선시대에는 순조의 딸이 안동 김씨 가문으로 시집오면서 이 비법을 가져가 대대로 이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요. 18세기에 이르러 서울에서 수요가 크게 늘면서 삼해주 빚는 데 쌀이 너무 많이 쓰인다는 조정의 우려까지 나왔고, 이때부터 마포 일대가 삼해주를 대규모로 빚는 곳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어요. 시간이 지나면서 같은 발효 술덧이 소주를 내리는 밑술로도 쓰이게 됐고, 그 덕분에 맑은 약주와 도수 높은 소주 두 가지 형태가 오늘날까지 함께 이어지고 있어요.

마포구의 한 공방에서는 이 전통을 방문객들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. 가볍게 즐기는 시음 프로그램부터 직접 증류를 체험해보는 시간, 그리고 한국 전통주를 더 깊이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긴 아카데미 과정까지 마련돼 있어요. 밑술이 되는 술은 음력 정월 첫 돼지날에 시작해 일 년에 딱 한 번만 빚기 때문에 방문 시기에 따라 실제로 빚는 과정을 볼 수 있을지가 달라지지만, 병에 담긴 삼해소주 자체는 일 년 내내 구할 수 있어요.

방문하려면 미리 전화로 연락해야 하고, 화요일과 수요일은 쉬며 그 외에는 오전 열 시부터 오후 다섯 시까지 운영해요. 공방은 마포구 성산동의 지하층에 자리하고 있고 주차도 가능해요. 그곳에서 직접 맛보든 온라인 주류 배달 플랫폼을 통해 구하든, 삼해소주 한 병은 한때 서울 왕실을 위해 빚어졌던 술과 지금을 잇는 몇 안 되는 살아있는 흔적이에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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